입소문으로 널리 알려진 이어폰, PL30 |
몇 달 전부터 이어폰 동호회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PL30이란 모델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중국산 커널형 이어폰인 PL30의 외관은 그리 특별한 점이 없다. 하지만 당시 인터넷 사이트에서 8~9만원에 판매되던 게 3만원 대로 떨어지자, 성능에 의심을 품으면서도 그 실력이 궁금해 구매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났다.
구매한 이들 중 일부는 "가격 대 성능비가 매우 우수한 제품"이라 극찬하기도 하였고 혹은 "소리가 지나치게 가볍다", "저음이 제대로 울리지 않는 이어폰"이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왜 이다지도 극과 극으로 나눠지는 걸까?
서로 상반되는 평가 속에서 사람들은 PL30의 성능을 쉽게 짐작할 수 없었지만 마침 PL30을 정식 수입하는 사운드매직코리아가 생겨나면서 가격 변동의 폭이 컸던 PL30의 소비자 가격이 명확히 책정되었다. 3만원 이하의 가격은 매력적이며 정식 유통사가 생겨 1년간 무상 A/S를 받을 수 있게 되자 이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던 이들이 PL30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제 PL30은 그 가격대 최고 인기 이어폰이 되었다.
진짜 3만원 이하 맞아? 가격 이상의 풍성한 패키지 구성 |
PL30은 구매 가격은 3만원 이하지만 20~30만원 대 제품 이상의 패키지를 제공한다. 먼저, 다른 이어폰과 달리 줄 감개와 귀에 걸 수 있는 귀걸이가 한 쌍 기본 제공된다. 또한 옷에 걸 수 있도록 클립이 기본 제공되며 제품을 담을 수 있는 튼튼한 캐링 케이스도 제공한다. 그것도 모자라 이어팁을 무려 9종류나 제공한다.
▲ 많은 수의 이어 팁을 보니 |
이 같은 풍성한 구성은 쌍수를 들고 반길 일이지만 다른 커널형 이어폰에 비해 이어팁의 재질은 불만족하다. 너무 얇고 쉽게 구겨지는 탓에 착용감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우레탄 재질의 이어팁은 꾹 힘주어 누른 뒤 자기 귀에 삽입하면 원상태로 돌아오며 귀에 꼭 맞게 자리해야 하는데 PL30의 우레탄 이어팁은 지나치게 뻣뻣해 쉽게 사용하기 어려운 정도. 반면에 실리콘 재질의 이어팁은 만듦새도 착용감도 괜찮은 편이다.
▲ 옷이나 가방에 걸 수 있는 클립도 기본 제공한다. |
함께 제공되는 캐링 케이스는 미국 하이엔드 이어폰 제조사인 슈어의 그것과 꼭 닮았다. 소프트 케이스지만 단단하고 충격에 강한 재질이다. 게다가 생활 방수를 지원해 가랑비 정도에는 이어폰이 손상되지 않는다.
▲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슈어(SHURE) 제품과 |
A/S 역시 6개월 까지 왕복 택배비까지 사운드뮤직코리아가 전액 부담하며 이후 6개월 간은 출고 비용만 소비자가 부담하고 수리 후 발송 비용은 사운드뮤직코리아가 부담한다고 하니 3만원 이하의 가격으론 꽤나 파격적인 구성품과 사후관리라 할 수 있다.
▲ 사운드매직 코리아에서 1년간 무상 A/S가 가능하다. |
개방감은 다소 불만. 하지만 가격대를 뛰어넘는 성능 |
본격적으로 음질에 대해 얘기해보자. 테스트를 위해 아이팟 터치 2세대, PC CD-롬과 외장 DAC를 사용했으며 일부 MP3 파일과 WAV 파일 위주로 청음했다.
이 제품을 받고 처음 들었을 경우엔 저음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아 소리에 임팩트가 없고 붕 뜬 듯한 느낌이었다. 당연히 음악에 집중할 수 없어 좋은 평가를 내리기 힘들었다. 커널형 이어폰이기에 저음이 다소 부족한 점은 이해할 수 있으나 해상력 또한 기대에 못 미쳐 처음에는 실망했었다.
▲ 비교적 저렴한 중국산이다 보니 |
그렇지만 이어폰이든 스피커든 간에 오랜 시간 번인 과정을 거쳐 기기를 길들이면 소리가 제법 나아지므로 200시간 이상 음악을 재생하며 PL30을 길들였다. 첫인상이 워낙 기대에 못 미쳤던 탓에 조금씩 음질이 개선되는 점이 다른 제품보다 크게 와 닿았다. 처음에는 마치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한 소리가 듣기 괴로웠으나 장시간 재생하며 몸풀기를 마치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인상이 크게 바뀌었다.
우선, 가장 먼저 저음이 변했다. 퍽퍽한 저음은 좀 더 깊이 내려가게 됐고 단단해졌다. 저음이 풀어지면 모든 음역대가 혼탁해지는데 저음이 단단해지자 중음, 고음이 좀 더 살아나게 됐다. 중음역 대는 최상급은 아니지만 상당히 사실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PL30의 좌·우 스테레오 감은 상당한 편이다. 하지만 공간감이나 개방감까지 스테레오 감 만큼 두드러지지 않는다. 소리가 앞으로 펼쳐지지 않아 개방감이 덜하지만 음 분리가 잘 돼 듣는 재미가 아주 좋다.
타격감과 스피드는 평이하며 해상력은 비교적 우수하다. 기타 현의 울림은 섬세하게 재현하며 소스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목소리 질감을 잘 살려준다.
Clear Bass, Deep Bass 조절 기능 갖춰 |
PL30은 이어폰 바깥쪽의 원형 노브를 돌려 베이스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아래 사진 속 원형 노브 돌기를 케이블에서 먼 쪽으로 놓으면 저음이 약한 '클리어 베이스(Clear Bass)'가, 케이블에 가까운 쪽에 놓으면 저음이 보다 풍성한 '딥 베이스(Deep Bass)가 된다.
처음에는 이 노브가 무척 뻑뻑해 잘 안 돌아간다. 때문에 안 돌아가는 불량품인 줄 알았을 정도지만 힘들게 돌린 후 몇 번 움직이면 부드럽게 잘 돌아간다.
저음부만 강조되는 탓에 150Hz 이하의 신호가 거의 없는 경쾌한 음악에선 그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저음부가 주를 이루는 음악에서는 그 차이가 확연해지는데, 이 때에는 클리어 베이스 모드가 무척 심심하게 들릴 수 있다.
▲ 바깥쪽 원형 돌기 부분을 돌려 |
클리어 베이스와 딥 베이스 모드를 채택함으로써 PL30은 하나의 이어폰으로 두 이어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 있는 음악과 저음이 강조된 소리를 좋아한다. 하지만 커널형 이어폰처럼 귀 안에 직접 삽입하는 제품은 이어폰의 저음이 청각에 부담을 주게 되므로 자제하길 바란다. 딥 베이스로 장시간 청취하면 귀가 금세 피곤해진다.
음의 자연스러움은 클리어 베이스 쪽이 한 수 위다. 보컬의 노래를 감상할 때도 저음 성분이 강한 BGM은 보컬의 목소리를 흩트리므로 디테일이 떨어지게 된다. 클리어 베이스 모드에서 목소리의 질감, 소리의 텍스처가 한결 정교해진다.
한눈에 보이는 단점. 하지만 그보다 많은 장점을 가진 PL30 |
제품을 구매할 때는 가격, 기능, 디자인, 만듦새, 사후관리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게 된다. 사실 저렴한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애초에 지니고 바라보게 되지만 PL30은 다방면에 장점이 있는 제품이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음질은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은 우수한 제품이다. 패키지 구성물도 매울 알차다. 게다가 A/S도 정식 수입업체를 통해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만듦새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조악한 이어팁과 마무리가 허술한 이음새 등은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PL30은 소리를 재생하는 이어폰이고 그 기본 기능이 매우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 29,500원의 가격. 하지만 패키지를 열면 |
독창적인 베이스 컨트롤 기능도 마음에 들며 블랙/화이트 컬러로 발매돼 여러 기기와 매칭하기 좋다. 하지만 흰색 컬러는 쉽게 때가 타니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좌측 이어폰에는 파란색 선이, 우측 이어폰에는 빨간색 선이 입혀져 있어 좌우 구분이 용이하지만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사운드매직코리아는 이후 사운드매직의 하위 모델인 PL20, PL11도 조만간 들여올 계획이라 말했다. 1만원~3만원 대 제품이 가장 대중 친화적인 가격대임을 고려한다면 앞으로도 사운드매직 제품이 선전할 듯싶다.
취향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저음 양
줄감개, 귀걸이, 이어팁 등 풍부한
구성
가격 이상의 음질 재생
쉽게 더러워지는 흰색 컬러
이어팁과 만듦새 마무리의 부실함
다나와 이상훈 기자 tearhunter@danawa.com
관련상품 | |||||
| |||||
'Think? Thin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이나믹한 영화와 음악에 적합한 진동이어폰 'EX2 DMV 501' (0) | 2009.04.29 |
---|---|
MP3로 어린이날 선물 준비 끝 (0) | 2009.04.29 |
DJ를 위한 세계 최소형 포켓 DJ 시스템, 페이스메이커 V2 (0) | 2009.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