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레이트 렌즈의 이상향-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

 

85mm는 사진가들에게 유효한 초점 거리다. 실제로 SLR 카메라 포트레이트용 렌즈 중 종류와 갯수가 가장 많은 것이 85mm이기도 하다. 적당한 준망원 초점 거리와 최소 초점 거리를 지닌 85mm 렌즈는 인물은 물론 스냅 촬영 시에도 유용하다. 그렇기에 캐논 EF 마운트로 다시 태어난 독일 명가, Carl Zeiss가 그 시작 모델로 Planar 85mm F1.4를 선택한 것은 당연하다. 효율적인 85mm 초점 거리, F1.4의 개방 조리개와 Planar 특유의 묘사력까지 지닌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 마운트는 발표 당시에서부터 사진가들의 관심의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일각에서는 디지털로 변한 시대의 흐름에 Carl Zeiss가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Carl Zeiss는 그 대답으로 디지털 카메라에 특화된 MF 렌즈군을 선보였고, 사용자들은 재탄생한 Carl Zeiss 렌즈의 변함없는 성능에 안심했다. 이후 Carl Zeiss는 2009년 캐논 EF 마운트를 채택한 ZE 라인 업을 추가해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다가선다. 50mm / 85mm F1.4 Planar를 선택한 것은 이 렌즈들이 가장 효용성이 높고 가장 잘 알려진 렌즈군이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렌즈들이기 때문이다. MF 렌즈로서는 다소 높은 가격임에도 사용자들이 Carl Zeiss 렌즈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는 단순히 '향수'라는 단어로 대체하기에는 너무 많은 매력을 지녔다. 영롱한 대구경 렌즈 안에 담겨진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매력을 살펴본다.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는 5군 6매 렌즈군을 지녔다. 배열은 대칭형 플라나 구조를 택했다. MTF 차트 특성은 F1.4에서는 90 선으로 다소 부드러운 묘사를 나타내고, F5.6에 와서는 100에 가까운 높은 해상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외관은 C/Y, N 마운트 85mm F1.4 Planar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검정색 도장을 기본으로 대물 렌즈부를 은색으로 마감해 금속 색상을 살렸다. MF 단렌즈이기에 거리계창이나 줌 링 등은 모두 생략되었고, 초점 거리가 널찍하게 표기된 초점 조절 링만 자리잡고 있다. 초점 조절 링은 움직임이 다소 무겁지만, 이 점이 오히려 조작감을 높여준다. 마운트부 전자 점점이 눈에 띈다. 이를 통해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는 초점을 알려주는 포커스 가이드와 P / A / S / M 등 모든 촬영 메뉴에서 측광을 지원하게 되었다.

F1.4 개방 조리개를 지원하는 렌즈이기에 대물 렌즈와 마운트면 사이는 일직선으로 뚫려있다시피 하다. 대구경 렌즈는 플레어, 고스트 현상이 일어나기 쉬운데,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렌즈면에는 역광에서의 플레어와 고스트 현상을 줄여주는 T* 코팅이 도포되어 있다.

경통부는 무한대 초점 거리에서 가장 짧고 최소 초점 거리인 1m에서 1cm 가량 길어진다. 물론, 렌즈 경통은 회전하지 않으므로 편광, 그라디에이트 등의 필터 사용에는 지장이 없다.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구성품은 단촐하다. 렌즈 본체와 스냅 온 방식의 렌즈 캡, 칼 자이스 로고가 새겨진 뒷캡과 금속제 후드 뿐이다. 금속제 후드는 렌즈와 같은 재질로 은은한 광택을 띤다. 후드 안쪽에 벨벳 천이 둘러져 있어 차광 효과를 높여준다는 점도 눈에 띈다.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본체 크기는 77 x 62mm, 무게는 700g 선이다. 본체 무게가 다소 무거운 편이지만, 완성도와 만듦새를 무게와 바꾸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독특한 것은, ZF / ZK 마운트보다 무게가 100g 늘어난 것인데, 전자 접점 및 관련 부품들의 무게가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필터 구경은 72mm다.

캐논 DSLR 카메라 본체와의 디자인은 잘 어울린다. 초점 조절 링이 렌즈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데다 링 두께도두꺼워 조작감이 좋다. 초점 거리별 이동 구간이 긴 것은 더 정확한 MF를 위한 것이다.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는 보정 없이 크기만 줄였으며 카메라는 캐논 EOS 30D를 사용, 기본 설정으로 촬영했음> F1.4 F2 F2.8 F4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차트별 해상력은 렌즈 타입답게 독특한 구성을 띤다. 최대 개방에서는 1,800선의 해상력을 기반으로 피사체를 부드럽게 묘사한다. F2에서는 해상력이 조금 더 높아진다. F2.8에서는 소프트한 묘사력이 사라지고 해상력이 높아진다. F4에 와서는 주변부에 이르기까지 높은 해상력을 나타낸다. F5.6 F8 F16 F4에서 높아진 해상력은 이후 조리개에서도 유지된다. 중앙 ~ 주변부까지 큰 해상력 차이가 없는 만큼, 조리개는 해상력이 아닌 노출 시간 조절이나 빛망울, 배경 묘사의 유무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소 조리개 F16에서는 회절 현상으로 인해 해상력이 다소 낮아지지만, 여전히 2,000라인 가까운 수치를 나타낸다. MF 렌즈 중에서는 높은 해상력을 지닌데다, 포커스 가이드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장점을 지녔다. Carl Zeiss Planar 렌즈는 대구경 설계로 인한 독특한 배경 묘사가 인상적인 렌즈다. 이 때문에 사진가들은 이전부터 인물 촬영용 렌즈로 Planar 타입을 선호했다.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 역시 이러한 특성은 변하지 않았다. 부드러운 배경 묘사 가운데 돋보이는 원색 표현이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화질 특성이다. 85mm 준망원 초점 거리와 F1.4 개방 조리개의 궁합은 심도 표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조리개 개방에서는 어린이의 전신을 잡아내더라도 무난히 얕은 심도를 표현할 수 있다. 근거리 피사체 촬영시나 인물 상반신 촬영시에도 심도 표현력은 높다. 해상력 차트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조리개 F2.8 가량에서는 해상력이 높아지므로, 심도와 해상력을 모두 표현하려면 F2.8 가량의 조리개 수치가 유리하다.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최소 초점 거리는 1m다. 경쟁 85mm 렌즈들이 대부분 85 ~ 100cm 최소 초점 거리를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높은 해상력이 필요한 접사/간이접사 촬영시에는 조리개를 F4 정도로 조여주는 것이 좋다. F1.4 F2.8 F5.6 광원 묘사는 조리개 모양을 따라 원형으로 만들어진다. F1.4에서보다 F2 ~ F4 상태에서의 빛망울이 더 뚜렷하게 묘사된다. F2.8 F8 F16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는 9매 조리개날을 지녔다. 조리개를 조이면 광원 역시 조리개날 모양에 맞게 갈라진다. 조리개 F8에서부터 빛 갈라짐에 눈에 띄게 표현되며 F16에서는 한층 더 날카롭게 갈라진다. F16에서의 해상력도 양호한 편이므로, 야경 촬영시 광원이 다양하다면 조리개를 조여 광원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기법이 유용하다. T* 코팅 처리된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렌즈는 대구경임에도 주광 하에서 플레어, 수차 억제력이 높다. 반면, 함께 출시된 Carl Zeiss Planar T* 50mm F1.4 ZE와 마찬가지로 야간 광원 촬영시에는 다소간의 플레어와 반사면 수차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플레어는 촬영 위치를 조금 바꾸는 것으로, 수차는 조리개를 F4 가량으로 조이면 경감할 수 있다. 이미 니콘, 펜탁스, M42 마운트로 선보였던 Carl Zeiss Planar T* 85mm F1.4는 ZE로 컨버전되면서 포커스 에이드와 모든 촬영 모드 지원이라는 장점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는 Carl Zeiss의 전통과 디지털의 편리함을 동시에 추구하게 되었다. 비록 MF라는 제약이 있지만, 위 장점으로 인해 스냅 촬영은 무리없는 수준이다. 숨을 고르며 구도와 빛, 피사체와 배경간의 조화를 생각하며 촬영하는 사진가라면 오히려 손맛을 전달해 주는 MF 렌즈가 제격이라 할 수 있다.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의 가격은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비슷한 컨셉의 렌즈인 캐논 EF 85mm F1.2L USM보다는 낮은 가격대를 지녔지만(출시 가격 기준), 두 렌즈의 특성과 용도가 다르므로 직접 비교는 어렵다. MF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긴 역사와 전통, 그리고 조리개별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풍부한 화질 범용성을 선택할 것인지, 다소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F1.2 조리개와 선명한 화질, AF의 편리함을 선택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사용자가 판단할 일이다. 최근, 디지털 카메라에 맞게 컨버전된 Carl Zeiss 렌즈는 MF 조작계와 다소 높은 가격으로 인해 구설수에 올라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여전히 Carl Zeiss를 신뢰하고 동경한다. 이것은 Carl Zeiss가 단지 역사만 오래 된 제조사가 아니라, 그 역사에 걸맞는 렌즈 제조사로서의 명성을 얻어왔기 때문이다. 캐논 EF 마운트로 출시된 Carl Zeiss Planar T* 85mm F1.4 ZE는 Carl Zeiss의 또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전 렌즈의 특성을 유지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편의 기능을 추가하는 자세. 향후 Carl Zeiss의 행보가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구매 포인트 - 칼 자이스 C/Y, N 마운트를 그리워했던 사진가라면 반가운 소식 - 부드러운 인물 묘사와 선명한 피사체 표현력을 렌즈 하나로 즐기고 싶다면 - 독특한 배경 흐림, 선명한 채도 표현은 스냅 촬영시에도 매력적 - P / A / S / M 모드에서 초점 확인 및 노출 지원. 캐논 EF 마운트 사용자에게 매력있는 포트레이트 렌즈  다나와 차주경 기자 reinerre@danawa.com 관련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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